코레일의 변신과 진화...지역사랑 철도여행
인구감소지역 관광 활성화 진작
열차안에서 만나는 샤인머스켓 와인과 국악 공연
김천 직지사 꽃무릇 산책도 코스에 포함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충북영동 국악와인열차' 모습.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충북영동 국악와인열차' 모습.

"난감하네, 난감하네..."

지난 24일 서울역에서 8시 52분에 출발한 '충북영동 국악와인열차'에서는 조금은 현대화된 국악이 객차 안을 가득 메웠다. 

디지털 음원을 튼 것이 아닌 라이브, 생음악으로 연주되는 우리 국악을 열차 안 객석에 앉아 들었다. 

국악와인열차 내부 모습.
국악와인열차 내부 모습.

서울역을 출발해 충북 영동으로 향하는 열차 내부는 일반 열차와 달리 서로 마주볼 수 있도록 자리가 배치됐으며 가운데 위치한 테이블에는 와인, 충북 영동 와인코리아의 '미르아토 샤인머스켓'이 놓여져 있다. 

샤인머스켓으로 빚은 와인은 알콜도수가 10도로 일반 와인보다 낮은데 비해 당도가 강했다.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와인잔도 준비돼 있다. 

열차는 와인향을 머금고 충북 영동으로 향했다. 

▲코레일의 지역사랑 철도여행

최영철 코레일 여행플랫폼처장.
최영철 코레일 여행플랫폼처장.

최영철 코레일 여행플랫폼처장은 "코레일은 인구감소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사랑 철도여행'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와인열차 역시 그 중 하나이며 패키지 상품의 경우 열차 운임을 50% 할인해준다고 설명했다.

관광열차는 남도해양, 정선아리랑, 동해산타, 서해금빛, 백두대간협곡 등의 정기 관광전용열차와 국악와인, 교육, 철도장터, 에코레일, 해랑 등 임시관광열차 등 모두 12개 편성 72칸을 운용중이라고 코레일은 밝혔다. 

코레일은 인구감소지역을 방문하는 철도관광객의 경비부담을 완화하고 맞춤형 여행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관광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을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관광열차 운영현황.(자료=코레일 제공)
지역관광열차 운영현황.(자료=코레일 제공)

올 연말까지 10만명이 이용할 전망이며 지역경제 생산 유발 효과는 268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코레일은 강조했다.

▲충북영동 국악와인열차 즐기기 

원종혁 '행복을 주는 사람' 이사.
원종혁 '행복을 주는 사람' 이사.

'충북영동 와인열차'는 일주일에 두 번, 화요일과 토요일에 운행된다고 원종혁 '행복을 주는 사람들' 이사는 설명했다. 

원 이사는 와인열차의 연혁에 대해 "2006년 2개의 차량으로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와인 인삼트레인으로 4개 차량이 되었다. 이후 2011년 와인시네마열차를 거쳐 2018년부터 국악와인열차로 거듭났다"라고 소개했다. 

서울역을 떠난 이후 얼마되지 않아 본격적인 국악무대가 객차 중간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 시작됐다.

국악인 박혜정씨.
국악인 박혜정씨.

국악인 박혜정과 최한이 씨는 우리에게 익숙한 국악에서 시작해 구수한 판소리에 이르기까지 열창하면서 여행의 지루함으로 달래고 국악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국악인 최한이 씨.
국악인 최한이 씨.

충북 영동역에 내린 뒤에는 '와인코리아'에서 오리고기와 함께 와인이 제공되는 오찬을 한 뒤 지역농가형 와이너리인 컨츄리와인에 도착했다. 

일반 관광객의 경우 본격적인 여행으로 이어진다고 한다.

국악와인열차 상품 안내.(자료=행복을 주는 사람들 제공)
국악와인열차 상품 안내.(자료=행복을 주는 사람들 제공)

관광객들은 영동 와인코리아에서 식사를 한 뒤 '영동 월류봉' '김천 직지사'의 꽃무릇 산책, '김천 사명대사 공원' 등을 찾는다. 

▲농가형 와인너리 '컨츄리와인'을 찾아

와인코리아의 저장고.
와인코리아의 저장고.

충북 영동군 관계자는 영동에는 기업형 와이너리인 와인코리아를 비롯해 모두 34개의 와이너리가 있다고 밝혔다.

영동지역이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토양이며 지금은 예전에 비해 와이너리 숫자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컨츄리와이너리 전경.
컨츄리와이너리 전경.

3대째 이어오는 컨츄리와인은 캠벨과 산머루를 와인으로 만드는 양조장이었다. 

김덕현 컨츄리와이너리 와인메이커.
김덕현 컨츄리와이너리 와인메이커.

김덕현 컨츄리와이너리 와인메이커는 3대째인데, 와이너리의 역사와 함께 와인 시음을 안내하며 좀 더 친숙하게 와인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와이너리를 둘러보는 동안 스테인리스에서 숙성되는 희미한 와인향이 공기에 떠다니고 있었다.

컨츄리와이너리는 체험 관광에 어울릴만큼 소박하지만 정갈한 느낌이었다.  

▲레인보우 힐링센터...2025 영동 세계국악엑스포 준비

인구가 12만에 달하던 충북 영동군이 4만 여명으로 줄어들만큼 영동군은 인구소멸지역이다. 

레인보우 힐링센터 내부.
레인보우 힐링센터 내부.

영동군은 이를 탈피하기 위해 와이너리를 활용한 관광 외에도 조선시대 3대 악성인 신계 박연의 탄생지답게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를 준비하고 있다.

영동군의 레인보우 힐링센터는 족욕 등을 통해 명상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눈에 띄었다. 

와인터널 내부.
와인터널 내부.

마지막 여정으로 찾은 와인터널은 그렇게 길지 않은 전장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눈으로, 귀로, 코로 와인을 만날 수 있으며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 곳이다.

터널을 나온 뒤에는 터널내에서 맛봤던 와인아이스크림의 향이 입안을 감돌았다. 

코레일에 따르면 와인열차는 6개 차량으로 편성돼 246석이며 매번 매진되고 있다. 승객은 주로 60-70대의 어르신이 많다고 한다. 

지금의 운영도 좋지만, 앞으로는 MZ세대 등 젊은이도 끌어들일 테마를 개발할 것을 코레일에 제안해본다. 젊은이가 숨쉬고 사는 농촌을 보고 싶기 때문이다.

[글/사진=박원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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