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선원을 이끌며 불교 대중화를 선도했던 묘공당 대행 스님의 경전 번역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지난 21일 한마음선원 안양 본원에서 펼쳐졌습니다.

대행선연구원의 최원섭 연구원은 제20회 대행선연구원 계절발표회에서 ‘묘공대행의 경전 번역’ 발표를 통해 대행스님의 번역은 “원문의 글자보다 그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전하려는 뜻에서 대단히 파격적인 주석적인 의역을 하고 있는데 특징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5온을 세 가지 방식으로 번역한 데서 나타나듯 파격으로만 일관하지 않고 전통과 혁신이 중도적으로 어우러진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장 파격적인 점은 진언을 우리말로 번역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진언의 원어를 우리말로 옮기기보다 그 의미를 대단히 ‘자유로운’ 우리말로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원섭 연구원은 “직역이 지배적인 한국불교에서 대행스님은 의역에 집중했고, 그 의역의 정도가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다”며, 이는 “대중이 불교를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원섭 연구원은 전반적인 경전 번역의 의의와 특징을 불교 전체의 맥락에서 살피기 위해 각각 구역과 신역으로 대표되는 구마라집과 현장의 한역, 그리고 직역으로 된 조선시대 언해본의 번역 방식을 고찰한 뒤 대행선사 경전 번역의 특징을 고찰했습니다.

최 연구원은 “구마라집과 현장 사이에 의역과 직역의 구분을 두는 것은 후대의 입장일 뿐 두 역경가는 그저 문헌을 읽을 대중들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일에만 관심을 뒀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언해본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은 번역 방식이 아니라 번역 대상 문헌을 표시하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전통적인 ‘경’의 이해 방식은 해당 경전 뿐만 아니라 그 경전의 주석이 포함된 것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장진영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장과 박보람 충북대 교수는 논평을 통해 경전 번역에서 파격적 혁신은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묻고 향후 추가 연구돼야 할 점 등을 주문했습니다.

대행스님은 1987년 간행한 ‘신행요전’을 통해 ‘뜻으로 푼 천수경’과 ‘뜻으로 푼 반야심경’을 유통시켰으며, 1995년 마련된 ‘뜻으로 푼 금강경’을 1999년 발간하는 등 특유의 한마음 사상을 바탕으로 한 경전 번역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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