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동국대학교)
(사진 제공 - 동국대학교)

[앵커]

'현장박치기' 시간입니다. 박준상 기자 나왔습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을 갖고 왔나요?

[기자]

네. 많은 분들이 지난해 '상월결사 인도 순례'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 때 부처님 성지 도보 순례의 결과물이라고 할까요. 청년불자들이 사라져가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불교계의 화두가 '전법선언'이었습니다. 보다 적극적인 포교에 나서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대학생 불자 양성을 목표로한 다양한 운동이 전면적으로 펼쳐졌는데요. 어제(24일) 그 결실이라 볼 수 있는 청년들의 대규모 수계행사가 열려서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앵커]

저도 기억합니다. 상월결사를 중심으로 각 대학 불교동아리 창립이 이뤄지고, 또 불교종립 동국대학교에서도 건학위원회가 적극 지원하면서 불교동아리가 활성화 됐어요. 어제 열린 동국대학교 '영 캠프'에 다녀오신 듯 한데 2,500여 명의 청년들이 장충체육관에서 수계를 받았다고 하던데 분위기가 좀 어땠습니까?

[기자]

어제 평일이라서 그런지 많은 학생들이 편안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참여했습니다. 후드티나 피어싱 등등 개성 넘치는 패션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도 현장 취재를 하다보면 평소 법당에서 수계법회를 할 때 굉장히 단정한 모습의 청년들을 주로 봤는데, 이번 영 캠프는 체육관이라는 장소도 그렇고 마치 콘서트장같은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수계를 할 땐 향불을 팔목에 따끔하게 데이는 '연비'를 하잖아요. 이 연비를 대신해 스님들이 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단주를 나눠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계사인 돈관스님이 오계를 설하는 방식도 '불살생'을 '살아있는 것들을 존중하고 자비를 가질 것'으로 한글로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이번 행사를 불교동아리 학생들이 기획을 해서 그런지, 굉장히 청년들의 입장에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수계법회가 봉행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힙한 불교'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청년들이 불교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가벼워지지 않나 라는 걱정도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학생들은 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기자]

예. 사실 큰 흐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종교'라는 것이 한자어 그대로 '으뜸의 가르침'으로 여겨지고 삶을 좌지우지하는 거창하고 절대적인 가치관이나 정체성이 아니라 그저 '내 마음을 조금 더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되는 것 같은데요. 실제 만나본 학생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불교는 꼭 뭐 절을 다녀야 한다거나 헌금을 낸다거나 하는 것도 없고 특정 인물의 사상을 절대적 진리로 여기는 것도 아니고, 결국 '자등명 법등명'이란 붓다 최후의 가르침처럼 내 자신을 등불로 삼고 법을 등불로 삼으라는 태도가 젊은 세대에게 크게 공명을 일으키는 듯 합니다. 

그리고 흔히 수계를 받으면 부처님 제자로 다시 태어난다고 하잖아요. 물론 불교적인 가치관을 얼마나 내재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수계를 받는다고 '나는 이제 '불자'다!' 이렇게 된다기보다 "이제 고기를 좀 덜 먹어야겠다, 거짓말을 좀 덜 해야겠다"와 같은 일상 속에서 한 번씩 절제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이 되지 않나 싶습니다. 학생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들어보시죠. 

[김민준 / 동국대 데이터사이언스전공 2학년]
"되게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은게 평소에 이런 경험을 해볼일이 없으니까. 이번 기회에 불교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된 것 같고, 앞으로 약간 너무 쾌락에 치우친 삶을 살지 않고 절제하면서 잘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강민주 /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4학년]
(오계를 수하는 게 자신의 삶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네, 4학년이라서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요. 욕심을 버리고."

부처님께서도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삼계가 고통이니 편안하게 해주겠다라는 말인데, 당장 뭐 출가자가 늘어나고 이렇게 되진 않겠지만 불교가 청년들의 삶에 점점 스미고 있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박준상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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