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길, 파리올림픽 선수로서 마지막 대회
사브르 3연패 도전...개인전 아직 '노메달'
주특기 '롱어택' 줄이고 수비 강화 전략
"대표팀 후배들이 믿고 따르는 팀 만들것"
어머니 매일 갓바위 올라 108배 기도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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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길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구본길 펜싱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
 

< 앵커 >

뉴스 이노베이션, 다음은 정영석 기자의 '백 스테이지' 시간입니다.

정 기자, 지난주 예고한대로 펜싱 국가대표 구본길 선수 만났습니까?

 

< 리포터 >

네, 구본길 선수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현재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데요. 맹훈련 중에 잠시 시간을 내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앵커 >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하던데 첫 인상이 어땠나요?

 

< 리포터 >

제가 먼저 약속 장소에 도착을 해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잠시 후 그 장소에 구본길 선수가 들어왔는데 정말 잘생긴 배우를 보는 듯 했습니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저를 한순간에 오징어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제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 취재를 갔을 때 많은 선수들을 봐왔거든요. 이때까지만 해도 배드민턴의 이용대 선수가 정말 한 인물을 했죠. 이용대 선수, 올림픽 훈남 1순위에 오른 적도 있는데 구본길 선수를 본 순간, 당연히 국대이니까 실력을 논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사복을 입고 인터뷰 장소에 나왔는데 키도 훤칠하고 미남 배우와 마주한 듯 했습니다.

 

< 앵커 >

이용대, 구본길 둘 다 불자 선수들이죠?

 

< 리포터 >

맞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얘기를 안 할 수가 없겠네요. 이기흥 회장은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출신의 불자아니겠습니까? 불교계 행사 때 불자 스포츠 스타들을 많이 초청했었는데요. 당시만 해도 이용대 선수가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지금은 구본길 선수가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구본길 선수와 얘기를 나눴는데 이기흥 회장이 구 선수를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 앵커 >

정 기자, 파리올림픽은 구본길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올림픽이죠?

 

< 리포터 >

그렇습니다. 35살 구본길, 2012 런던올림픽을 시작으로 2016 리우, 2021 도쿄올림픽 대회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이 4번째 마지막 대회입니다. 그만큼 팀을 떠나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의미 있는 대회 아니겠습니까?

남자 사브르 국가대표인데, 런던과 도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땄어요. 하지만 개인전에서는 아직 메달이 없거든요. 그래서 이번 파리올림픽은 개인전 메달에 도전하는 꿈의 대회이기도 합니다.

구본길 선수의 말 들어보시죠.

[구본길 /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일단 마지막 대회인 만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 지금 준비를 하고 있고요. 어머니께서 몸이 안 좋으신데도 불구하고 이번 파리올림픽을 위해 매일 갓바위 산에 올라가시거든요. 그러한 불공을 많이 드리는 만큼 저도 간절한 마음으로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 앵커 >

독실한 불자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와 함께 구본길의 각오도 대단한데요?

 

< 리포터 >

그렇습니다. 구본길의 펜싱클럽에 가보면 진열장이 있습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딴 메달들을 진열해 놓았는데요. 유독 눈에 띄게 한 자리에만 메달이 없습니다. 구본길 선수에게 왜 여기에만 메달이 없냐고 물어봤더니 이번 파리 올림픽 대회에서 반드시 메달을 따서 가져다 놓겠다고 하더군요.

 

< 앵커 >

구본길 선수가 금메달 보다 더 아끼는 메달이 있다고요? 그런 게 있나요?

 

< 리포터 >

네, 펜싱 세계랭킹 1위를 1년 동안 유지하면 국제펜싱연맹에서 금빛 메달을 주거든요. 구본길은 이 메달을 세 개 갖고 있었습니다.

세계랭킹 1위를 3년 동안 놓치지 않았다는 얘긴데, 이 메달을 정말 값지게 여기는 듯 했습니다.

 

< 앵커 >

정 기자, 구본길 선수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 리포터 >

네, 구본길의 주특기하면 '롱어택'이잖아요. 상대방이 예상하지 못하는 거리를 두고 손을 쭉 뻗어 득점에 성공하는 기술인데 이 기술은 이제 상대 선수들에게 너무 많이 노출이 됐어요. 그래서 구본길은 수비가 조금 약한데 기술적인 면보다는 타이밍과 템포에 조금 변화를 줘서 수싸움을 벌이는 전략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앵커 >

남자 사브르 경기는 4명이 함께 경기에 뛰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팀의 리더로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 리포터 >

그렇습니다.

함께 출전하는 오상욱은 오래전부터 호흡을 맞춰왔고요. 이번에 도경동, 박상원이 처음 올림픽 대회에 나섭니다. 팀의 맏형이자 국제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온 구본길의 역할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겠죠.

구본길은 멘탈적으로 더 강해져서 후배들이 흔들리면 바로 잡아주고 스스로 독해져서 후배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 앵커 >

정 기자, 오늘 이 얘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불자 구본길 선수, 어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요?

 

< 리포터 >

네, 어머니가 독실한 불자이십니다. 성함이 선태복 님이신데요. 아들이 시합을 할 때마다 매일 새벽 2시 갓바위에 올라 108배를 하며 기도를 올린다고 합니다. 건강이 불편할 때도 이 기도는 빼먹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구본길 선수는 어머니의 이러한 공덕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구본길 선수, 이번 부처님오신날에 불자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 소감도 어머니 덕분에 받게 됐다라고 할 만큼 효심도 깊었는데요. 구 선수의 말 들어보시죠.

[구본길 /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제가 받았다기 보다는 저희 어머니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정말 불자로서 제가 어렸을 때부터 시합 나가기 전에 공들여서 그렇기 때문에 저에게 주는 상이 아니고 저희 어머니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해서 정말 감사하고 뜻 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앵커 >

구본길 선수와 불교와 관련된 얘기 좀 더 나눠 볼까요?

 

< 리포터 >

네, 구본길 선수에게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서슴없이 불교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어머니의 영향이 큰 것 같고요.

군 시절에는 종교 활동을 할 때면 당연히 법당을 찾았다고 합니다. 특히 선수들은 시합 중에 멘탈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이때 속으로 부처님 부처님 하며 부처님을 찾는다고 하네요.

프랑스 파리 올림픽 다음달 26일 개막합니다. 국민들 당연히 우리 국가대표 선수들 경기를 응원하실 텐데요. 구본길 선수,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 대회입니다. 꼭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고요. 무엇보다 부상이 없어야 하겠죠.

파리올림픽이 끝나면 진열장의 빈 공간을 채울 메달이 놓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앵커 >

네, 지금까지 정영석 기자의 '백 스테이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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