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 파리는 세계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 통하는데요.
프랑스의 유일한 한국 사찰 길상사 주지 혜원스님의 안내로 파리 명소에 담긴 불교 포교의 의미를 짚어봤습니다.
현지에 특파된 정영석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 리포터 >
[현장음]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약속 장소에 늦은 BBS 파리 취재팀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혜원스님 / 파리 길상사 주지: 요즘 올림픽 때문에 교통 통제가 심하고 표가 없으면 들어오지도 못해서 힘들었을 겁니다.]
세계 문화의 중심지 프랑스에서도 낯선 한국의 수행자 비구 혜원스님.
산문을 떠나 파리의 상징인 개선문에 혈연단신 들어선 이유가 파리 시내를 무대로 펼쳐집니다.
[혜원스님 / 파리 길상사 주지: 대각사라는 사찰이었던 것 같아요. 일본의 뮤지션들하고 스님들이 오셔서 챈팅을 했는데 이 전좌석이 매진이 됐어요.]
파리의 대형 서점인 프낙.
한국불교는 세계적인 학술 시장으로 불리는 파리의 서점 진열대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혜원스님 / 파리 길상사 주지: 요즘 K-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정신적인 그런 부분들이 결여된다면 그게 참 그렇지 않습니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천 4백만 권의 장서를 소장한 초대형 프랑스 국립 도서관.
누구나 거리낌 없이 지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문화 정책 이념이 집약된 곳입니다.
[혜원스님 / 파리 길상사 주지: 이 장소에서 2023년도 4월에 '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 전시기간에 50년 만에 직지가 대중들에게 공개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전시 공간이 따로 있고요. 또 문화공연을 할 수 있는 오디토리움도 있습니다. 굉장히 시설이 잘 돼 있습니다. 문화적으로도...]
105년에 걸쳐 지어진 생 외스타슈 성당에서는 국경과 종교를 초월해 인류의 평화를 위해 수행자가 추구해야 할 삶과 마주합니다.
[혜원스님 / 파리 길상사 주지: 자연스럽게 불교를 떠나고 종교를 떠나서 교류하고 상호간에 소통을 하다보면 신뢰가 쌓이고 또 마음이 열리고, 그러면 일이라는 게 저절로 이뤄지는 게 세상의 이치 아니겠습니까? 그런 열린 마음으로 다가갔을 때 아름다운 세상이 공존하면서 가지 않겠나 그런 생각이듭니다.]
파리에서 18년째 외롭게 고군분투하며 한국불교를 알리고 있는 혜원스님은 지난해 초 프랑스 정부에 등록된 국제문화협력협회 '트랜스 컬쳐스'를 창립했습니다.
파리 길상사를 거점으로 보다 폭넓고 다양하게 현지의 문화예술계와 교류하며 불교를 전파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겼습니다.
[혜원스님 / 파리 길상사 주지: 우리의 문화유산을 서로 교차시키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 창의적으로 재해석하고 생산할 수 있는 앞으로 그런 일들을 문화를 매개로해서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트랜스 컬쳐스'라는 문화협회를 만들었습니다.]
프랑스에서 100년 만에 열린 파리 올림픽 대회를 맞아 양국 교류의 불교적 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파리 길상사 주지 혜원스님의 존재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BBS 뉴스 정영석입니다.
(영상취재 / 강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