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 대담: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정시훈 기자: 보편적 인권, 다양성의 존중, 환경과 연대를 중요한 가치로 갖는 인권축제의 장이자 성소수자를 존중하고 지지하는 제16회 대구퀴어문화축제가 오는 28일 토요일 열립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동성로 상인회와 축제 조직위 등이 제기한 법원 결정이 오늘 내려지는데요,

오늘은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 전화로 연결해 퀴어축제와 관련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 네 안녕하세요.

▷정시훈 기자: 먼저 퀴어문화축제가 어떤 행사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지를 주고받는 축제의 장이면서, 사회적으로는 성소수자의 존재를 가시화하고, 가시화를 통해 드러나는 차별을 철폐해나가는 문화운동입니다. 또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위해 성소수자들의 문화를 시민들과 향유하는 소통의 장이기도 합니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서울 다음으로 오랜 역사를 가졌고 올해 16회가 열립니다.

▷정시훈 기자: 올해 축제 슬로건이 ‘꺽이지 않는 퍼레이드’인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습니까?

▶배진교 조직위원장: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매년 국가기관의 탄압과 전통적인 혐오세력이라 불리는 반대단체들의 방해를 겪어왔는데요, 대구시가 공원사용을 불허하기도 하였고, 중구청이 예전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를 불허하기도 하였고, 경찰청장이 퍼레이드를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차별행정을 만날때마다 질문하고 법에 호소하면서 한해한해 치러왔는데 작년에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집회공간에 버스우회를 시키지않겠다고 선언하고 결국에는 정당하게 신고된 집회현장에 공무원 500명을 이끌고 ‘행정대집행’이라는 불법까지 저질렀습니다. 그런데다 지금은 경찰이 집회제한통고를 하면서 축제가 국가기관의 온갖 탄압을 다 받고 있는데요, 여기에 전통적인 반대집단의 방해까지.. 그럼에도 우리는 ‘꺽이지않는 퍼레이드를 펼치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담아 슬로건을 만들었습니다.

▷정시훈 기자: 앞서 언급했습니다만 퀴어문화축제 주최 측과 반대 측이 각각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결정이 오늘 내려집니다.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배진교 조직위원장: 법원이 상식적인 판단을 내려주실 거라 저희들은 믿고 있고요. 그리고 이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2개의 차선을 가지고 온전하게 축제의 목적과 또 이것이 치러져야 하는 이유 그리고 성소수자들의 가시화 모든 것들이 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판결이 났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저희들은 긴급한 차량이나 그리고 상가의 물건 상합차라든지 그런 차량들의 이동에 대해서는 적극 협조할 마음이 되어 있고 각오가 되어 있고 그리고 최소한 집회의 시간을 단축하는 걸로 인해서 시민들의 불편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하겠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오겠죠

▷정시훈 기자: 지난해와 같은 물리적 충돌도 우려되고 있는데요, 어떻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신지..

▶배진교 조직위원장: 작년처럼 공권력끼리의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는 ‘집시법에 의해 보호되는 집회’라고 경찰이 말했었는데, 지금은 입장이 180도 바뀌었으니까요. 저희는 언론에서 말씀하시는것처럼 ‘충돌’이나, 이해관계나 감정으로 풀어야 하는 ‘갈등’이 아닙니다. 축제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을 집시법에 따라 신고하고, 신고된 대로 평화롭게 행사를 치루면 됩니다. 대구시와 경찰은 법과 원칙을 지키는 축제에게 자꾸 시비를 걸어 갈등을 일으키지마시고, 축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즐길수있도록  행정력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정시훈 기자: 올해는 어떤 행사들로 꾸며지는지..

▶배진교 조직위원장: 올해는 며칠뒤 28일에 열리는 퍼레이드와 10월5일과 6일에 제11회대구퀴어영화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퀴어영화는 관람하기가 쉽지않은데요, 누구와 함께와도 같이 볼 수 있고, 같이 감상평도 나눌 수 있는 ‘관객과의 대화’도 준비되어있으니 꼭 와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는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에서 상영됩니다.

퍼레이드 날에는 다양한 부스활동들이 있고, 무대공연, 체험행사들과 함께 열여섯번째로 열리는 퍼레이드가 있습니다. 퍼레이드에는 멋진 퍼포먼서들이 행진트럭을 이끌텐데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정시훈 기자: 대구에서는 지난 2009년 퀴어문화축제가 시작이 됐는데요, 그동안 소수자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보시는지 또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배진교 조직위원장: 그동안 큰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15년전 1회때는 중부서에서 집회신고를 해도 경찰이 무슨축제인지 단어조차도 잘 모르셨는데, 지금은 모르는 사람이 없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시민들의 인식변화의 속도에 정치가, 법과 제도가 못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한국리서치의 작년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2명 중 1명(52%), 우리 사회가 성소수자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성소수자에대해 관용적이든 아니든, 우리 사회는 성소수자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답하신거죠. 그렇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존재하고있는 성소수자를 지우고, 외면하면서 인구통계에조차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인구통계에 없는 사람이다보니 정책이 없고, 정책이 없으니 예산도 없고, 차별은 해소될 기회가 없습니다. 저는 우리가 차근차근 풀어나가야할 것들 중에 첫 번째가 ‘편견없애기’라 생각합니다. ‘내 주위에는 없다는 생각’ 그런 생각들이 성소수자를 지우게되고, 주변에 안보이니 편견이 생기게되는데요, 조금만 용기내서 퀴어축제에 와보세요. 와보시면 성소수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실꺼고, 이렇게 많다는 것도 알게되실껍니다. 대면을 하고나면 그런 편견이나 긴장감들은 많이 사라지더라구요.

▷정시훈 기자: 끝으로 청취자 분들에게 전하실 말씀 있다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 시민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만들고 지금까지 축제를 열고있는 배진교라고 합니다. 퀴어문화축제는 다소 불편하실 수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배우고 익힌 성별고정관념, 성역할, 성별이분법을 완전히 전복시키는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익숙하고 당연시 한 것들에 균열을 내는 축제이기 때문입니다.

집회시위를 통한 의견 표출은 사회적 소수자가 다른 시민에게 자기를 표현하고, 시민들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 문제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소통의 역할을 합니다.

낯설고 불편하다고 ‘보지않을권리’라 하시며 외면마시고 “이들이 왜 여기서 축제를 하고 있는지”, 한국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의 위치가 어떠한지를 한번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9월28일, 퍼레이드 현장에, 그리고 퀴어영화제에서 더 많은 시민분들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안전하고 평화로운 하루 되시고 성불하십시오.

감사합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배진교 조직위원장: 네 감사합니다.

▷정시훈 기자: 네 지금까지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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