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세이 해저 탄광 입구로 추정되는 물길 
일본 조세이 해저 탄광 입구로 추정되는 물길 

일제 강점기에 일본 조세이 해저 탄광 수몰사고로 한국인 등 183명이 희생된 가운데 사고 발생 82년만에 탄광 출입구가 발견돼 유해 수습과 국내 반환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일본 시민단체인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지난 25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저탄광 수몰사고 현장 부근에서 포틀레인 작업 끝에 탄광 입구, 갱구로 추정되는 곳을 찾아냈다고 대한불교관음종이 전했습니다.

역사에 새기는 모임, 일명 ‘새기는 회’는 포클레인으로 탄광 입구로 추정되는 곳을 파내려가다 소나무 판자를 발견했고 이를 제거하자 구조물과 함께 물길이 나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물이 흘러나오는 길을 따라 계속 파내려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노우에 요코 ‘새기는 회’ 공동대표는 해저탄광 입구를 소나무 판으로 막았다는 증언이 있어 갱구로 추정되는 곳을 파던 중 송판이 나왔고 송판을 부쉈더니 물이 흘러나왔다고 전했습니다.

역사에 새기는 모임은 갱구에 잠수부가 들어갈 수 있는지를 확인한 뒤 오는 10월말 잠수부를 투입해 갱도 안으로 들어가 유해 발굴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조세이 탄광의 갱도 입구가 확인되고 유해 발굴 조사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수몰사고로 희생된 한국인 136명의 유해 수습과 국내 반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 1942년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의 해저탄광인 조세이 탄광에서 갱도가 무너지는 사고로 183명이 숨졌고 이가운데 136명은 강제 동원된 조선인 징용자들이었습니다.

사고가 난 뒤 탄광 입구,갱구는 폐쇄됐고 수몰된 유해는 아직도 바닷속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지금은 우베시 니시카와 마을 해안가에서 백미터 떨어진 곳에 지름 2.8미터의 원형 환기구 기둥 두 개만이 바닷물 위로 솟아 있습니다.

이노우에 요코 새기는회 공동대표가 조세이 탄광 입구를 찾아낸 뒤 통화하는 모습
이노우에 요코 새기는회 공동대표가 조세이 탄광 입구를 찾아낸 뒤 통화하는 모습

일부 일본인들은 지난 1991년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를 결성해 추모비 건립 사업 등을 펼쳤고 대한불교관음종은 지난 2017년부터 사고 현장을 찾아 위령재를 열고 희생자 유골 수습을 위한 활동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관음종은 특히 지난 7월 조세이 탄광 갱구를 여는 데 필요한 비용으로 100만엔, 우리 돈으로 900만원을 지원하며 현지 유해 발굴 작업에 힘을 보탰습니다.

관음종 종정 홍파스님은 1980년대부터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유해 발굴과 봉환에 앞장서왔고 지난 2015년엔 이를 종단 불사로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관음종 총무부장 홍경스님은 오는 10월 26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조세이 탄광사고를 역사에 새기는모임 주최로 열리는 ‘조세이 탄광 갱구를 열자’ 2차 촉구 집회에도 사무국 직원 2명을 파견해 행사를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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