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현장의 인력 부족 해소 위해 모듈러주택 활성화 필요
LH, 세종시 6-3 생활권에 7층 높이 416호 12월 완공
2023년 기준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8천 55억 원

세종시 6-3 생활권에 건설중인 모듈러 주택 현장.
세종시 6-3 생활권에 건설중인 모듈러 주택 현장.

최근 건설현장에서는 치솟는 인건비와 자잿값으로 인해 공사비가 상승하면서 곳곳에서 공사비 재산정을 둘러싼 마찰이 심해지고 있다.  

건설공사 현장의 인력문제는 단순히 비용에 국한되지 않고 절대적인 인력난, 즉 사람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심각성이 가중되고 있다. 

건설 현장의 인력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모듈러주택 공법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세종시에 시행중인 모듈러주택 공사 현장을 지난 4일 국토부 기자단의 일원으로 취재했다.

▲이한준 LH사장 "노동자 수급문제 해결위해 모듈러 주택 확대"

이한준 LH 사장이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이 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건설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모듈러주택을 확대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현재 건설현장에서 노동자들 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라며 "그래서 노동자 수급 문제가 현실적 문제라서 이건 확대 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그러면서 "올해는 일부에 그치고 있지만 공공주택 중심으로 일정한 물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진행시킨다면 규모의 경제 되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LH는 모듈러주택 확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모듈러주택이란?

주택법에 따르면 모듈러주택은 주요 구조부의 전부 또는 일부, 세대별 주거 공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성능기준과 생산기준에 따라 맞춤식 등 공업화공법으로 건설하는 주택을 말한다.

즉 모듈러주택은 건축물 등을 공장에서 미리 생산해 이를 레고블록을 맞추듯 현장에서 조립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LH 제공
자료=LH 제공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공장에서 미리 생산하는 것, OSC이다. 

off-site construction, OSC는 우리 말로 탈현장 건설인데, 건설 현장이 아닌 다른 곳(공장)에서 구조물이나 건축물을 미리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모듈러 공법을 사용하게 되면 주요 구조부는 공장에서 만들고 골조공사 등은 현장에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어 공기를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이론상으로는 50%-60%까지 단축시킬 수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공기를 30% 정도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한다. 

▲국내 모듈러주택 시장 현황은?

LH에 따르면 국내의 모듈러 건축시스템은 2002년 포스코와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프레임-스터드 패널형 모듈러 건축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자료='모듈러주택 공정관리 표준화기법 발굴에 관한 연구'-손정락 ‧ 방종대 ‧ 이동건 ‧ 김진원 ‧ 송정훈 ‧ 이규철 지음(LH 토지주택연구원 발행)
자료='모듈러주택 공정관리 표준화기법 발굴에 관한 연구'-손정락 ‧ 방종대 ‧ 이동건 ‧ 김진원 ‧ 송정훈 ‧ 이규철 지음(LH 토지주택연구원 발행)

이 시스템은 철강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공사기간 단축과 재사용이 가능한 건축물에 적용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2003년 이후 학교나 군 막사 등에 적용됐다.

2007년 이후에는 주택이나 기숙사와 같은 주거용 건축물에 일부 모듈러 공법이 적용됐으며 해외 수출용 모듈러 건축시스템 개발도 진행된 바 있다고 한다.

자료=LH 제공
자료=LH 제공

LH는 2023년 기준 국내 모듈러 건축시장 규모는 8천 55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396%, 지난 2020년에 비해서는 1,300% 각각 성장한 것이라고 LH는 설명했다.

▲LH의 모듈러주택 활성화 방안

LH는 그동안 다양한 모듈러주택 구조에 대한 실증을 거쳐 자체 혹은 국가 연구개발(R&D), 위탁 사업 등 모두 7개 지구 918호를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완료했다.

사업이 완료된 곳은 저층 모듈러주택 4개 지구 222호이며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중저층(3-7층) 3개 지구 696호이다. 

현재 세종에는 올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국내 최대 규모 모듈러주택이 올라가고 있다.

여기에는 7층 규모로 2개동 416호가 들어선다. 

LH는 이 모듈러주택은 국내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LH는 여기에 더해 의왕 초평에 20층 이상 규모로 국내 최고층 모듈러 주택을 건설하고, 또 세종에는 국내 최초로 12층 높이의 공동주택 스마트 턴키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 모듈러주택의 특징

세종시 6-3 생활권에서 건설 중인 모듈러주택은 앞서 말한 것처럼 7층 규모로 416호가 들어선다.

세종시 6-3 생활권에 건설중인 모듈러주택 모습.
세종시 6-3 생활권에 건설중인 모듈러주택 모습.

공사 현장에서는 공장에서 제작된 유닛(주거공간)이 대형 크레인에 의해 조립되고 있었다.  

공장은 군산에 있으며 145킬로미터(km) 거리에 있다고 했다. 트레일러로 이동하는 시간은 약 두 시간이라고 이건진 계룡건설 현장소장은 설명했다.

이건진 계룡건설 현장 소장.
이건진 계룡건설 현장 소장.

모두 675개의 유닛으로 건설되는데 모듈러 1개의 설치시간 30분, 하루에 10개-12개가 설치된다고 했다. 

현장 인근에는 조립되는 모듈러 유닛의 모습을 재현해 두었는데 안을 살펴보니 소파 등을 제외한 실내 구조물(싱크대와 변기 등)이 다 공장에서 제작돼 온 것이라고 했다. 

모듈러유닛 내부.
모듈러유닛 내부.

현장 관계자는 모듈러 주택은 전체 공정의 80%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진다고 했는데 그 말이 실감됐다.  

조립 현장을 지켜보고 있자니, 레고블록을 쌓는 것처럼 느껴졌고 크레인 작업 등을 제외하면 일반 공사현장에 비해서 분주함이 없었다. 

▲모듈러주택의 미래는?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많은 브리핑을 들으니 모듈러주택의 장점도 새롭게 알게 됐다. 

LH에 따르면 모듈러 공법은 현장 인력소요가 줄고 현장에서 제작하는 자재 부품들을 자동화와 표준화된 공장설비로 생산하여 기능공의 숙련도에 따라 현장별로 들쭉날쭉하던 시공 품질이 일정해진다. 

즉 건설업도 제조업화되고 자동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 일반 공사현장에서 모듈러공법이 잘 시행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높은 공사비 때문이라고 한다. 

일반 건설현장의 공사비에 비해 지금은 30% 정도가 높다고 한다.

아직 모듈러 생산 공장의 규모화가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인데 모듈러주택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선결 과제이다. 

현재 소방관련법 등의 규제에 따라 13층 높이에 머물고 있는데 이 부분도 규제샌드박스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LH가 공공부문을 통한 모듈러주택 활성화를 계기로 좀 더 많은 건설현장에서 모듈러주택들이 들어서기를 바란다. 

[글/사진=박원식 선임기자]

저작권자 © 불교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