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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사상 연구에 매진해 온 이찬훈 교수
불이 사상 연구에 매진해 온 이찬훈 교수

 

 

문화청학동오늘은 불교의 가르침을 불이(不二)’라고 하는 관점에서 조망한 책을 소개합니다. 저자인 이찬훈 인제대학교 인문문화학부 교수를 김봉래 기자가 만났습니다.

 

[질문1] 불교의 핵심 진리가 뭐냐 할 때 여러 가지 표현을 합니다. ‘연기(緣起)’ ‘중도(中道)’ 그러는데, 이찬훈 교수는 불이라는 관점을 드러냈다구요?

 

[] . 이찬훈 교수가 쓴 <불이문을 넘어 붓다의 세계로>초기불교에서 화엄까지, 불이사상으로 꿰뚫어 본 불교라는 부제대로 초기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 그리고 화엄사상의 가르침을 불이의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습니다. 정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 그동안 일궈온 학문의 매듭을 지어보고자 하는 뜻에서 불교공부의 총괄이면서 또한 불교의 주된 흐름을 불이사상으로 정리한 일종의 불교통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1-1] 불교통론이라고 하셨는데, 핵심을 관통하는 것이 불이라는 거죠?

 

[] 그렇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불이의 관점에서 여러 불교사상들의 장단점을 밝히고, 그러면서 시대에 따른 논리의 변화 발전 과정을 논리적 발전 순서에 따라 정리했다는 점입니다. 이찬훈 교수는 종교나 교주의 훌륭함은 절대적 무오류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그 한계를 돌파해 나가는 지혜와 용기에 있다며, 중요한 불교사상의 흐름에 대해 나름의 교상판석을 한 데 의의를 뒀습니다.

 

[질문2] 보통 불교의 핵심 가르침이 뭐냐고 할 때 연기, 중도, 불이, 이렇게들 말하는데, 불이라는 용어가 더 적확하다고 보는 건가요?

 

[] , ‘연기=중도=불이라고 해서 보통 같은 뜻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이찬훈 교수는 유무불이일다불이를 핵심으로 하는 불이사상이 강조점만 달랐을 뿐 불교사에 그대로 관통하고 있다면서 특히 불이사상이 불교의 실천적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인서트1) 이찬훈 / 인제대학교 인문문화학부 교수

예를 들어 연기관계에 의해 세상 만물이 얽혀 있다.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 그게 무슨 의미인가? 또 중도처럼 있음과 없음은 극단이니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의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도 똑같은데, 그래서 어떻단 말인가?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런 실천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하려고 할 때 저는 불이사상, 불이의 깨달음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질문2-1] 좀 더 자세히 풀어줄 수 있을까요?

 

[] ‘연기중도에 내포된 의미를 불이로써 좀 더 잘 드러낼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연기다 중도다 불이다 하는 말이 다 개념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활발발한 깨달음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된다면 그걸 사용하는 게 좋지 않느냐 하는 관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둘이 아니라는 말은 이것저것등 이분법에 친숙한 보통 우리들에게 그러한 사고 습관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는 측면을 주목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질문3] 불교사를 보면 가르침의 핵심은 그대로지만 그 표현방식이 시대에 따라 변하면서 오해되는 측면도 있지 않았나요?

 

[] 그렇습니다. 그런 부분을 이찬훈 교수는 매의 눈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불교가 시대의 요구에 응하고 사상적 혼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강조점이 다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유무불이를 놓고 본다면 때론 유에 치우치고 때론 무에 치우치기도 했다는 겁니다. 대승불교의 중도사상은 무에 무게가 실렸다면 유식사상은 그에 대한 반성에서 유에 무게가 실렸다는 거죠. 그래도 불교사가 전체적으로 논리적 발달을 기해 왔고, 그것이 화엄사상에서 정점에 이른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의 가르침이 화엄을 중심으로 회통되고, 나아가 교와 선의 가르침이 회통된다면 불교가 힘 있게 세상의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질문4] 불교의 과제가 다양한 가르침을 회통하는 건데, 그게 불이사상으로 가능하고 또 현대의 제반 문제를 풀어가는 기초가 될 수 있다는 거군요?

 

[] 그렇습니다. 어떤 불교의 가르침 하나를 가지고 이것이 최고다라고 한다면 바르다 하기 어렵겠죠. 그런 면에서 교를 낮춰보고 선을 높여보는 일이라든가, 선 중에서도 간화선이 제일이다 이런 입장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진리를 깨닫는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리에 따라 살아가는 실천이 중요하다는 거죠.

 

(인서트 2) 이찬훈 / 인제대 인문문화학부 교수 

깨달았다는 게 무슨 의미입니까. 그저 그 뜻을 지적으로 이해했다고 해서 올바로 깨달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철저히 깨달았다는 것은 그 진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생활의 모든 장면에서 올바로 실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래서 선을 통해 깨달았건 교를 통해 깨달았건 그 무엇을 통해 깨달았건 간에 깨달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깨달았는가는 그 방법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고...”

 

특히 불교가 마음을 강조하고 분별 이전의 마음을 강조하는데, 그것도 색심불이의 관점에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마음을 세계와 분리된 영역에 가둬서는 안된다. 마음이 문제를 풀어가는 첫 단추가 되고, 그러한 깨달은 마음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는 겁니다.

 

(인서트 3) 이찬훈 / 인제대 인문문화학부 교수 

우리의 마음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주관 바깥의 세계가 내 마음에 따라 그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바깥 세계와 연관이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깥 세계 자체의 상황과 존재 방식에 관해 탐구하고 그것을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실 문제들을 깨달음의 관점에서 어떻게 보고 대처할지 끊임없는 공부와 화두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겁니다.

 

[질문5] 풀어 나가야 할 문제들을 짚어 주신다면?

 

, 이 교수는 현대사회의 문제로 자본주의, 세계화, 생태계 파괴 등을 꼽고, 인식 개선이나 윤리 실천에 머물지 말고 근본적인 구조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교환가치가 아닌 사용가치가 중시되는 제도, 무한정한 이윤 추구의 병폐를 제어할 방안, 공동체 운동 등 불교생태학의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제문제의 근원에 우리 인간의 무지가 깔려 있습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리가 불이의 안목으로 꾸준한 토론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찾고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주목해야겠습니다.

 

네 수고하셨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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