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불교방송 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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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윤성호의 '뉴진스님'이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논란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환호하는 것과 달리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아예 공연을 금지하기도 했다. 불교가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탄력적으로 방편을 활용해야 한다는 진보적인 입장과 방편이라는 명목 아래 불교의 근본 취지가 퇴색돼서는 안 된다는 보수적인 입장이 엇갈린다.

고대 인도에서 부파불교의 시작점이 됐던 상좌부와 대중부의 분열이 연상된다. 다 같은 부처님 제자라는 '일불제자'로 자처하던 승단이 갈라진 이유 중 하나는 스님이 돈을 소유해도 좋은지에 대한 논란이었다. 허용을 주장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으로 승단이 처음 갈라졌다. '삼의일발(三衣一鉢)'이라 해서 옷 세 벌과 발우 하나만 소유할 수 있었던 부처님 재세 시의 규칙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중세 티베트의 삼예논쟁은 수행 방법상의 문제를 둘러싸고 논리 위주의 인도불교와 선불교 위주의 중국불교가 부딪힌 자리였다. 결국 인도불교를 지지하는 입장이 논쟁에서 우세를 점하여 티베트불교의 중심으로 채택됐다. 교리와 수행방법을 둘러싼 이러한 진지한 법담은 다양한 교리와 계율 해석, 지역별 문화가 공존하며 부파불교의 양상을 보이는 21세기 불교에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뉴진스님은 디지털 대전환과 탈종교화라는 시대적 변화와 도전 앞에서 불교가 어떻게 대응할지 방법론을 고민하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불교의 핵심이 제대로 드러나게 하는 일이다. 여기서 인공지능(AI)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AI가 경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현대적인 해석을 도출해 주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불교가 어떠했는지 비교 연구도 가능케 해준다면 어떨까.

실제로 미국의 대학이나 여러 기관에서 AI를 활용해 경전의 다양한 번역본을 비교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해석의 차이점을 명확히 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가려졌던 불교의 핵심 메시지가 보다 쉽게 이해되고 접근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능력을 앞지르는 분야는 AI에게 맡기고 협력 가능한 분야에서 인간의 역할을 찾을 수 있다면 AI에 대한 우려는 새로운 기대로 반전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AI에 대해 마냥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다. 얼마든지 교묘히 왜곡된 정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AI의 한계와 가능성을 함께 바라보며 조정할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갖춘 인간, 융합적인 안목과 창조적인 능력을 갖춘 인간의 존재가 중요해진다. 그러한 인간은 기존의 의식 수준을 뛰어 넘는 의식혁명을 통해서만 길러질 수 있다고 할 때, 깊은 몰입과 통찰을 불러오는 명상의 중요성이 주목된다. 명상을 개인 차원에만 맡겨두지 말고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할 필요성도 여기에 있다.

미래학자들은 종교의 종말을 전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종교의 존재 가치를 지속 가능케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불교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 도전에 대응하는 유연한 노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그리하여 인류에 새로운 길을 선도하고 세상의 안녕에 기여하는 신대승불교시대를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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