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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대부분 부모님들이 아이를 몹시 사랑하고 또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겠다는 마음과, 아이를 제대로 사랑하고 양육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은 자녀를 제대로 양육하기 위해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양육하며 부모의 취향에 따라서 특정 유형의 사람이 되기를 기대한다든지 어느 한쪽 방향을 강조하기가 쉬운데요. 부모님들이 자기 아이에 대해서 먼저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하신 대로 부모님들은 부모의 관심사, 취향, 특성에 따라 아이에게 무엇을 강요하기가 쉽습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정말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하는 행동을 보면 특정 유형의 아이를 좋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를테면 스포츠에 큰 가치를 두고 있는 아버지는 운동에 관심이나 재능이 없는 아이를 보면 못마땅하게 생각합니다. 또 외모를 중시하는 어머니는 여성의 미에 대한 문화적 관념에 잘 들어맞지 않는 외모를 가진 딸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음악을 사랑하는 부모는 음악에 관심이 없는 아이에게 실망감을 보이기도 합니다. 학문적 재능을 중시하는 부모는 학문적 두뇌를 갖추지 않은 아이에게 정말 치유 불가능한 정서적 상처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이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아이들이 있다는 것, 또 아이들이 살아갈 이 세상 자체가 다양하다는 걸 깨닫는다면 아이의 어떤 행동도 못 받아들일 것은 없다고 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기적이란 생명체의 무한하고 다양한 형태에서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도 부모와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는 다양성 가운데 하나의 독자적인 인격체다 이런 생각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아이가 부모가 바라는 대로 되길 기대하지 말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적성, 취향 등을 살펴보고, 그것이 잘 실현되고 발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세를 가져야 되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부모님이 아이보다 경험이나 지식이 많은 것은 사실인데요.하지만 부모의 생각이 언제나 옳다는 고집을 버려야 할 때도 있겠습니다. 바람직한 부모님의 자세에 대해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맞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부모의 가치관과 신념이 항상 옳다는 고집을 버려야 합니다. 오늘 이야기는 미국의 심리학자 토마스 고든의 ‘부모 역할 훈련’에서 요약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경험과 지식이 많다고 해서 항상 그 부모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옳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경험은 최고의 교사이지만 경험이 또 언제나 옳은 것만을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하지만 또 많이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언제나 바르고 현명한 길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부모님들이 생각해야 됩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는 부모 중 상당수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부모님이 뭔가 확고한 인생관이나 관점을 갖고 있을 때 그걸 그대로 아이에게 강요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자신의 가치와 신념이 옳다는 확신이 강하면 강할수록 아이에게,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그것을 강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용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융통성 있고 유연하면서, 변하기 쉽고 흑백 논리에 치우치지 않는 가치와 신념 체계를 가진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가치와 신념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더라도 훨씬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경험에 의하면 이런 부모들은 아이에게 청사진을 제시하거나 만들어 놓은 틀에 아이를 맞추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머리를 밀어버린다고 해도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것이고, 어떤 행동을 하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 스스로는 절대로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아이의 이상한 행동은 받아들여준다는 겁니다.
세대에 따른 성적(性的) 표현의 변화, 혹은 옷 입는 스타일, 학교의 권위에 대한 저항 등에 대해서도 좀 더 관대한 태도를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관대한 태도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모님들은 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부모는 자녀가 살아가는 세상이 변하고, 그 변화에 따라가는 아이를 막을 수 없는 게 부모라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께서는 젊은이, 자기 자녀,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좀 유연하고 넓은 마음으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자녀 양육에 성공하기 위해 부부의 관계와 협조도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자녀를 잘 양육하기 위해서 부부는 서로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많은 가정에서 부모들이 아이와의 관계를 최우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편이나 아내의 관계는 그다음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어머니들 중에서 부부 관계에서 얻지 못하는 만족과 기쁨을 아이에게서 얻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와의 관계에 온갖 열정을 쏟으면 결국은 아이를 구속하고 또 아이를 감시하고 늘 지도하고 평가하고 비판하려고 합니다.
이런 부모는 아이가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하도록 내버려 둘 수가 없습니다. 실패나 좌절을 경험하지 못하게 해야 하고 또 어떤 위험에도 노출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부모의 역할을 잘 하는 사람들은 아이와 가벼운 관계를 맺는다고 합니다. 이런 부모는 부부관계를 최우선에 둔다고 하죠. 아이들이 삶에서 차지하는 위치란 물론 아주 중요하지만, 그것은 우선순위에서 두 번째가 돼야 된다고 합니다. 두 번째가 아니라도 적어도 아내나 남편보다 위에 두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고 즐겁지만, 거기에도 제한을 둔다고 하죠.
남편이나 아내가 단둘이 보내는 시간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만 헌신하는 것이 아니라 부부 관계에도 헌신해야 합니다. 아이의 행동이나 성취는 중요하지만, 또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모는 아이도 아이만의 삶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나갈 자유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이를 바로잡아주는 일이나 행동을 감독하는 일도 훨씬 줄어듭니다.
아이들이 자기를 필요로 할 때 옆에 있어주겠지만, 아이가 원하지 않을 때에는 아이의 삶에 끼어들고 개입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부부 관계가 좋은 가정에서는 아이를 무시하지도 않습니다. 아이를 염려하지만, 불안해하지 않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죠. 아이에게 관심을 갖지만 아이를 숨 막히게 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아이다’라는 태도로 아이다운 모습을 너그러이 받아줄 수 있는 그 마음의 자세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아이의 철없음이나 결정에 대해 한탄하는 것이 아니고, 재미있어 하고 신기해 하고 또 넓은 마음으로 지켜보는 태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자녀 양육을 잘하고 자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 위하고 생각해 주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자주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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